요한 하리 지음 김하면 옮김, 도둑맞은 집중력, 어크로스, 2023
이 책은 결론부터 봐야겠다. 구구절절 약 8장에 걸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룬 내용이다.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오래 머무는 것은 기업의 전략이이 때문에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개인이 능동적으로 알람을 끄거나 휴대폰을 무시하고 지내면 된다고 한다. 비만의 사례처럼 비만은 불량한 먹거리와 생활방식으로 인한 사회적 원인이 문제이다. 하지만 사회는 개인을 탓한다. 이 때문에 유럽 선진국은 비만을 이겨냈지만 미국은 아직 비만을 극복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SNS도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보다는 유료화해서 접근을 기업이 능동적으로 통제하든가, 국유화해서 통제하는 방법이 있지만 불가능한 얘기다. 기업은 무료제공과 장시간을 유도하는 사용자경험 제공으로 얻는 정보로 돈을 벌기 때문이다.
그럼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설문에 따르면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첫번째는 스트레스 두번째는 생활변화 세번째는 수면문제 네번째가 스마트폰이다. 즉 집중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요한데 특히 스트레스는 경제적 문제, 학대 등 안전하지 못한 환경, 장시간 근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작가는 기본소득, 주 4일제, 건강한 식단 등을 결론에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가 간과하고 있으며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우선 비판 받아 마땅할 검증되지 않고 글의 흐름과 연결이 되지 않는 지점은 블루스크린, 역사적으로 왜곡된 마리앙투아네트의 죽기전 발언 그리고 가정 내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문제에 굳이 페미니즘을 끌어들인 것이다.
또 이런 집중력의 문제는 선진국에 국한된 고민으로 더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고민은 기본소득인데 샘 올트만이 시행한 기본소득 결과를 평가한 국내 진보 매체에서는 앞서 말한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73011540624872 반면 노동공급은 줄여 앞으로 AI와 로봇의 시대에 인간의 역할에 대해서 좀 더 중점을 두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원 마련이라는 큰 걸림돌이 남아있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연결되는 대안은 주 4일제이다.
그러면 이렇게 시간이 남으면 과연 사람들은 집중할 것인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책에서 주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남으면 처음에는 여가생활, 건강관리, 못다한 인간관계의 개선 등 할 일이 많을 것 같지만 막상 그 시간이 지속되었을 때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기본소득 실험에서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건강한 영양공급을 개도국의 현실과 연결해서 얘기해 보고 싶다. 개도국의 많은 인구들은 하루 8시간이 아니라 16시간을 일하더라도 4인 가족이 충분히 먹고 교육받을 권리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지구 한편에서는 주 20시간 30시간 일하면서 기본소득까지 받는 생활을 하고 더 행복하게 살 권리를 찾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하루 생활비 1달러 미만의 극빈층에 도처에 널려있다. 이들에게는 하루 근로 시간이 1시간만 줄어들더라도 자는데 몰두하거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만능엔터테인먼트 도구인 스마트폰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과연 이들에게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작가처럼 집중해서 글을 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애초에 스마트폰으로 화두를 던졌기 때문에 꺼낼 수 있는 반론이다. 배부른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라는 책을 쓰고 돈을 벌지만, 가난한 어떤 이는 스마트폰이라도 있어서 일한 만큼 돈을 정확히 받을 수 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에게는 스마트폰만이 유일한 연락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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