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웹사이트의 상품 소개를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라서 친환경이고 자연분해가 용이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탕수수 부산물인 바가스로 종이를 만드는 한 업체를 찾아봤더니 "매년 150억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원시림 35%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 얼마나 무식한 소리이거나 환경을 가지고 소비자를 농락하는 더러운 상술인가.
우선 사탕수수도 조림되는 나무와 똑같이 원시림을 개간하고 재배된다. 오히려 조림지의 나무는 심은 뒤 3~7년을 기른 다음 잘라서 목재로 쓰거나 종이를 만들고 부산물은 펠릿이나 톱밥을 만들어 연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사탕수수의 바가스는 즙액을 짜고 남은 섬유질을 모은 것인데, 이것도 나무와 마찬가지로 퇴비나 발전소의 연료 혹은 동물 사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두 가지 모두 종이는 풀과 나무의 섬유질을 이용하는 형태로 최종 산물은 식물성으로 흙으로 돌아갈 때는 같은 형태다.
말하자면 원료가 다를 뿐 그 본질은 차이가 없다. 따라서 나무로 만든 종이보다 환경적으로 우위에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수확과정에서 사탕수수는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번째는 대기오염이다. 많은 규제가 있지만 여전히 사탕수수는 수확할 때 한번 태우는 과정을 거친다. 잎이 무성해서 작업이 어렵기 때문인데, 잎도 퇴비나 사료로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고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노동력의 문제다. 많은 부분이 기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저개발국가에서는 낮은 임금을 통한 인력수확을 하고 있고 사탕수수의 특성한 연중 1~2개월 집중적으로 밤낮없이 수확하기 때문에 인권침해의 우려도 있다.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원료는 섬유질(Cellulose)이 있으면 모두 가능해서 소나 코끼리의 분변으로 만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사용 후 분리수거만 제대로 되면 쉽게 분해되어 토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똑같다.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많은 곳에서 저급한 상술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 따져보면 잘못된 정보가 많고 오히려 환경에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사탕수수처럼 원당을 위해서 재배되는 작물은 가급적이면 부산물은 그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유도해야 유기물의 지역 내 재순환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상술에 휘둘리기 보다는 FSC(Forest Stweardship Council)의 인증을 받은 종이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참고문헌
2. https://ourworldindata.org/grapher/above-ground-biomass-in-forest-per-hectare?tab=table
3.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j.1467-7652.2009.00491.x?scrollTo=references
4. https://kr.fsc.org/kr-ko/fsc-inj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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