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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by chongdowon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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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자드라,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추수밭, 2023.10.25, 구글전자책

월말 김어준에서 박문호박사가 추천한 책이다. 대학교 다닐 때 읽었던 인문학서적 중에 프로이트의 책을 빼 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종교의 기원, 꿈의 해석 등은 한번 읽고 여러번 다시 펼쳐 볼 정도로 자주 본 책이었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대상자와의 구술만으로 진행된 많은 연구들은 부정되고 있는데 꿈의 해석 역시 비켜나갈 수 없다. 이 책에서도 여러면면을 부정하고 있지만 단적으로 표본추출과 해석에 있어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
이 책에서 역시 이런 오류의 가능성에 대해서 재차 언급을 한다. 꿈을 추적 조사하는 연구이다 보니 글에서 항상 언급하는 내용이 바로 샘플에 따라서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여성이 좀 더 사회에 진출하면서 여성의 꿈 얘기가 많이 반영되어서 성향이 다르게 나올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다. 흑백텔레비젼에서 컬러텔레비젼으로 바뀌면서 꿈의 색채가 달라진 것도 같은 영향이다. 성적인 꿈에 대한 것을 보면 50년 전과 후의 여성이 꾸는 성적인 꿈의 비중차이는 사회적 역할과 태도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넥스트업 모델은 단순하지만 지금까지 꿈의 과정에 대한 많은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책의 부록에 담긴 내용이다. 꿈은 수면 의존적 기억진화의 독특한 형태로 예측하지 못했고 보통 이전에는 탐색하지 않았던 연관성을 발견하고 강화하면서 기존 정보에서 새로운 지식을 추출한다. 깨어 있는 동안의 모든 경험과 사전이 동등하게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꿈의 요소들이 어떻게 결합하는지가 꿈의 본질을 규정한다. 

정리하자면 우리의 뇌는 근육과 달리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능을 하는데 꿈은 자는 동안 뇌의 기능인 것이다. 낮 동안의 기억들을 꿈에서 다양한 형태로 서사를 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이고 잠자는 동안 반드시 꿈은 꾼다. 물론 꿈을 기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뇌피질에 저장된 낮동안의 기억정보는 밤동안 꿈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왜곡과 변형으로 보여주게 된다. 이 때문에 예지몽을 믿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꿈을 꾸고 이 모든 것은 낮 동안의 기억이 반영이므로 확률적으로 대부분의 일은 이미 꿈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는 꿈을 꿀 때 단지 수면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생각이나 이미지, 감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극적으로 더 복합하고 특별한 일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통해서 예술이나 문학 또는 과학이 발달하기도 한다. 꿈에서 얻은 단서로 새로운 발견을 한 과학자들이 있는데 실은 낮 동안 모든 정보가 머리에 들어 있었고 꿈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면서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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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본문에서 가져온 문장들이다.

꿈꾸는 사람의 기본적인 상태(과거의 경험, 지성, 성격, 오래된 습관)+그 순간의 상태(호흡, 흥분, 건강, 장기 및 기관의 상태)+잠자는 동안 외적 조건으로 유발된 즉각적인 경험, 이 세 가지의 합이 꿈이다”

빠른 눈 운동 REM, Rapid Eye Movement이 일어나는 렘수면의 존재와 이 현상이 밤새 90분마다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단번에 발견했다.

꿈은 생물학적 작용이 되었다.

렘수면 동안에는 심박수, 혈압, 호흡 등 모든 기능이 평소와 크게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남성은 렘수면 동안 발기가 연장되고 여성은 클리토리스가 부푼다. 뇌 활동에도 확연한 변화가 일어난다. 뇌의 전기적 활동은 깨어 있을 때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해진다. 근육 긴장도도 거의 사라지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 몸이 사실상 마비된다. 뇌에서 분비되어 뇌 활동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즉 렘수면은 낮이나 밤 동안의 다른 시간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뇌와 몸의 독특한 상태이다.

수면 마비는 보통 아침에 렘수면에서 깨어날 때 발생한다. 뇌는 렘수면에서 각성으로 이동하는데 렘수면 무긴장 시스템은 느리게 꺼져 아직 몸이 마비된 상태로 깨어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깨어났고 눈을 떴는데도 뇌는 계속 꿈을 꾸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눈에 보이는 침실의 이미지에 꿈이 결합한 시각적 환각이 발생한다.

단순한 정의를 적용해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정신적 경험, 즉 잠자는 동안 우리의 인식에 들어오는 모든 생각, 감정, 이미지를 꿈으로 볼 것이다.

잠은 본질적으로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다른 기능은 거의 우연히 잠에 할당된 것 같기도 하다. 잠의 ‘관리 기능 housekeeping function’의 경우 그저 밤이 편리한 시간이기 때문에 잠에 할당된 것으로 여겨진다.

속속 밝혀지고 있는 잠의 여러 기능 가운데 대부분은 관리 기능에 해당한다.

어린 시절의 성장호르몬은 대부분 밤의 깊고 느린 뇌파 수면 중에 분비된다

직관적으로 보아도 누워서 잘 때 키를 늘리는 게 더 쉽다.
잠자는 시간은 면역 반응을 끌어올려 항체를 최대한 생성하기에 가장 편리한 시간이다.

나이가 들면서 왜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깨어 있을 때보다 잘 때 2배나 빨리 뇌에서 제거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룻밤만 못 자도 뇌 간질 공간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가 5퍼센트나 늘어난다.

꿈은 기억을 그대로 재생하지 않는다. 꿈은 최근 기억과 요점이 같고 제목이 비슷한 내러티브를 창조한다.

기억은 우리가 예전에 마주쳤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진화했다.

뇌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결정하려면 다른 작업을 하지 않는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잠이다.

유아에게 낮잠이 필요한 이유는 어른과 달리 밤에 잠들 때까지 온종일 새로운 기억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상은 잊히지 않고 가장자리가 서서히 닳아 없어질 뿐이다. 기억은 더는 거슬리지 않다가도 조금이라도 비슷한 일을 마주치면 튀어오른다.

근육과 달리 우리의 뇌와 정신은 절대 쉬지 않는다. 뇌와 정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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