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부키, 2010, 구글전자책
장하준교수의 최근 책을 두어권 읽고 10년 전의 책을 읽으니 어떤 이야기를 꾸려가는지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진보주의 경제학자로써 실패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이면을 설명하고 있다. 경제적 약자와 불평등이 왜 생기는지 이해할 수 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점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캄보디아에서 살면서 고민했던 많은 문제점들의 원인을 이해하게 되면서 경제발전과 농업발전의 방향을 어떻게 세워야할지 갸늠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선진국들은 과거 제국시절 식민지 착취 뿐만 아니라 보호주의 무역을 통해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적 부를 쌓았다. 그리고 제국시대가 끝난 뒤 식민지였던 국가들을 상대로 또다시 보호주의 무역을 해서 부를 더 쌓았다. 농업과 식량 분야에서도 늘 다루는 이야기 중 하나인데 아프리카가 식량으로 자립을 못한 것은 농업환경이 나빠서가 아니다. 먼저 규모화, 기계화를 만들어 낸 유럽이나 미국이 주요 식량인 밀과 옥수수를 원조했기 때문이다. 무상원조의 근간은 자국 농업을 살리기 위한 공공매입에 있었고 그로 인해 자국의 농업을 강성해졌고, 원조를 빌미로 공급된 식량들은 자국 농업의 자생력을 죽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해방이후 미군정시절 밀가루를 원조 받았고 지금도 남아있는 국밥에 면사리 문화가 여기에서 기인했다. 쌀이 주식인 것이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우리밀 살리기는 여전히 큰 성과가 없는데 밀 산업이 무너진 과정도 아프리카의 식량 자급의 한계와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장하준교수는 덧붙여 말하기를 선진국의 의견이 반영된 IMF나 월드뱅크 등의 개발도상국 경제정책에 대한 간섭 역시 이런 문제점들을 증폭시킨다고 한다. 결국 선진국의 입장이 반영된 자금들은 선진국의 입장에 유리하고 편향된 시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IMF 원조를 받던 시기에 많은 산업부문이 개방되고 민영화되었고 그 폐단을 지금까지 겪고 있다.
자국의 힘으로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의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미래를 위한 판단은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다. 교육을 통해 국민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정치인들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물론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백년을 바라보고 길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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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페이스북에 남긴 글
캄보디아 전체를 보지 않고 농장 내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을 봐도 많이 부족하다고 매번 생각한다. 농장 직원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태우고 특히 위험한 농약통을 함부로 방치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직원들에게 한국인은 잠시 빌려서 농사를 짓지만 결국 이 땅에 살게 될 사람들은 너희들의 자녀가 될테니 깨끗이 쓰고 물려 주는게 어떻게냐고 물어보면 앞에서는 알겠다고 하지만 돌아서면 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태운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하면서 생활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계몽운동도 가능했다. 내 집 앞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게 되었다. 물론 농촌의 논두렁 태우기나 쓰레기 무단 소각은 최근까지도 문제가 되어서 이제는 법적으로 조치를 하고 있다.
한 30년 정도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캄보디아의 생활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답답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지만, 결국 답은 한 곳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문화는 경제 발전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장하준교수 책에 있는 구절인데, 당장 먹고 살기 바쁘고 지쳐있는 몸을 이끌고 주변을 깨끗히 하기는 어려운게 당연하다. 금전이 만능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소득은 있어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것이 국가의 역할이며 국가가 온전한 기능을 못하는 캄보디아에서는 다양한 국가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결국 개인이나 국가나 혼자서 우뚝 서는 사례는 없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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